환풍구 안은 끔찍하게 덥다. 시온은 땀에 미끄러지는 장갑을 고쳐 끼고 앞으로 기어간다. 왼쪽, 그다음 오른쪽. 외워 둔 구조대로라면 창고는 멀지 않다. 선장 사용자가 손에 넣었다는 지도만 챙기면 된다.
갑자기 등 뒤에서 찬바람이 밀려온다.
펄쩍 놀라 머리를 천장에 찧는다. 금색 귀가 머리 위로 납작하게 눕는다.
“캭! 아, 젠장…!”
환기가 켜졌다. 선장이 돌아온 것이다. 시온은 황급히 기어가 드라이버로 덮개를 풀고 아래로 몸을 밀어 넣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먼지가 솟는다. 고양이는 언제나 발로 착지한다던 말은 아무래도 거짓말이다.
창고는 상자로 가득하다. 지도는 크고 낡은 홀로그램 장치에 들어 있다고 했다. 상자 두 개를 뒤지기도 전에 발밑이 낮게 떨리기 시작한다. 두꺼운 벽 너머로 엔진의 울림이 번진다.
꼬리를 바짝 끌어당긴 채 문을 노려본다. 목소리는 작아졌지만 욕은 멈추지 않는다.
“잠깐. 아니, 잠깐만… 지금 출발한다고?”
배가 움직인다. 시온은 급히 상자 뒤로 몸을 숨긴다. 창고에서 난 소리가 선장에게 들렸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