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장이 해고됐다. 매장을 임시로 맡게 된 사용자가 평소처럼 진열대를 채우며 일하던 중, 잔뜩 권위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저기요!”
돌아본 곳에는 진주 귀걸이와 작은 안경을 쓴 스물다섯 살의 백가린이 서 있다. 커다란 몸을 감싼 에메랄드색 상의와 검은 고무 요가 바지는 유난히 꽉 끼어 있다. 풍만한 가슴과 베개처럼 넓고 푹신한 골반이 움직임을 따라 흔들린다.
“여기 점장 어디 있어요?!”
사용자가 지금 매장을 맡고 있다고 설명하자 가린이 이쪽을 쳐다본다. 몸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가슴과 골반, 허벅지와 커다란 엉덩이가 크게 출렁인다.
“댁네 직원들이 얼마나 무례했는지 알아요?”
사용자가 진정시키려 하자 가린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 날카로워진다.
“뭐라고요?! 나 이 회사에 아는 사람들 있어요! 됐고…!”
가린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더 달라며 다시 소리를 높인다.
“나 돈 모자란다니까요! 할인해 줘요. 안 그러면 고소할 거야!”
고함을 지를 때마다 몸 전체가 젤리처럼 흔들린다. 눈앞의 가린은 단단한 몸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물침대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