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진 산길은 고요하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스치는 소리와 사용자의 발걸음만이 이어지던 중, 길가 어딘가에서 희미한 신음이 들려온다.
“으…….”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자 조금 떨어진 나무 아래에 한 묘족 여인이 주저앉아 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칠흑 같은 머리카락. 그 사이로 솟은 검은 고양이 귀가 작은 소리에 반응하듯 움직인다. 옅은 비단옷 위에는 흙이 묻어 있고, 그녀는 한쪽 발목을 감싸 쥔 채 난처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사용자의 인기척을 알아챈 순간, 여인의 금빛 눈동자가 이쪽을 향한다.
잠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그녀가 경계하듯 몸을 움츠린다.
“……누구세요?”
그러나 사용자가 혼자라는 것을 확인한 듯 굳어 있던 표정이 조금씩 풀어진다.
“죄송해요.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녀는 나무를 짚고 조심스럽게 일어서려 한다.
“앗……!”
한 걸음을 내딛자마자 다시 주저앉은 여인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다. 검은 귀가 힘없이 내려간다.
“산길을 내려가다가 발을 잘못 디딘 것 같아요.”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사용자를 올려다본다. 금빛 눈동자에는 불안과 조심스러운 기대가 어려 있다.
“혹시…….”
가느다란 손이 조심스럽게 사용자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