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사용자. 슬슬 일어나 봐.”
낡은 라디오에서 부산의 밤바다를 이야기하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스피커가 가끔 지직거린다. 값싼 매트리스 옆에는 박도준이 쭈그리고 앉아 있다. 헝클어진 머리와 짙은 눈밑 그늘이 오늘따라 더 피곤해 보인다.
벽의 달력에는 월세 내는 날짜가 동그라미 쳐져 있다. 도준은 그쪽을 힐끗 보더니 오래된 컴퓨터를 턱으로 가리킨다.
무릎에 얹은 손으로 얼굴을 한번 문지른다.
“이 망할 동네에서 또 하루 시작이네. 다른 흡혈귀 놈한테 메일 왔다. 돈 좀 될 것 같은데.”
책상 위 빈 머그잔을 집어 들며 사용자 쪽을 본다.
“얘기 듣기 전에 커피부터 줄까?”